진리 대결이냐, 능력 대결이냐?
 문화인류학자 앨런 티펫(Alan Tippett) 선교사가 1971년 <남부 폴리네시아의 종족 운동> (People Movements in Southern Polynesia)이란 책을 출판했습니다. 당시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기독교의 하나님이 지역 신(神)들과 대결해서 이기는 것을 보고 기독교의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티펫 선교사는 이것을 ‘능력 대결’(Power Encounter)이라고 했습니다. 사제들이 먼저 기독교의 하나님이 지역 신(神)들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보고 참 하나님께 충성맹세를 했습니다. 사제들이 참 하나님께 충성맹세를 할 때 평소 신성시하던 ‘거룩한 거북이’를 잡아먹어도 아무 탈이 없었습니다. 일반인들은 이것을 보고 안심하고 기독교의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티펫 선교사는 성경에도 ‘능력 대결’이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모세가 바로 왕과 능력 대결을 할 때(출 7-12장), 10대 기적으로 애굽의 신(神)들을 이겼다는 것입니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과 능력 대결을 할 때(왕상 18장) 바알 신(神)을 이겼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탄과의 ‘능력 대결’에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결정적인 승리를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도 영적인 전쟁 때 악령들과의 능력 대결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하고 마침내 승리합니다. 
 여기 질문이 있습니다. 악령들과 대결해서 이길 때 진리로 이깁니까, 능력으로 이깁니까? 악령들과 영적인 전쟁을 할 때 진리 대결을 합니까, 능력 대결을 합니까? 영적 전쟁과 관련해서 티펫 선교사가 말한 ‘능력 대결’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폴리네시아 원주민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리보다는 능력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누가 진리를 말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가 병을 고치거나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이 나타나면 그제야 ‘와, 뭔가 있네. 대단하구나!’ 하면서 몰려옵니다. 
 지금도 이런 마귀의 미혹과 공격을 물리치고 승리하기 위해서 우리도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 강한 능력을 가지면 마귀를 무력하게 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마귀를 물리치는 것은 능력보다 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마귀는 이미 구원을 받은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참소합니다. 우리가 죄에 무너질 때 구원이 헛된 거라고, 구원받았다고 하면서 죄 짓는 것을 보니 참 구원이 아니라고, 하나님이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품게 합니다. 이것을 참소라고 합니다. 
 이런 공격을 어떻게 이길 수 있나요? “마귀야 물러가라!”라고 큰소리로 외치면 승리합니까? 오히려 내가 비록 죄에 넘어졌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는 진리, 내가 구원받은 것은 의로운 행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로 가능했기 때문에 지금도 이 은혜로 나를 붙들고 있다는 진리, 하나님이 내게 주신 구원은 취소되지 않는다는 진리를 마음에 붙들 때 도리어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하기 쉬운 상황 속에서 결코 변함이 없는 성경의 진리로 무장해야 합니다. 이렇게 진리로 승리할 수 있습니다.